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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게 늙어가는 시대를 위한 준비

젊게 늙어가는 시대를 위한 준비 이제는 120살까지 건강을 유지하며 사는 시대를 긴 안목으로 조망해야 한다. 과거의 경제학 공식을 벗어나, 노동과 휴식, 직업과 취미, 경제활동과 사회적 기여 등 인간 활동의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미래가 우리 안에 이미 와 있다. 수정 2024-03-07 18:53 등록 2024-03-07 18:29 노정혜 | 서울대 생명과학부 명예교수 정년퇴직이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은 여유와 자유이다. 30여년간 시간에 쫓기며 일과 삶의 균형을 잡으려 애쓰다가 어느 틈에 직장을 벗어나니, 자유로운 일상이 축복처럼 다가왔다. 직장인들이 빠져나간 동네를 한바퀴 돌고 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이전에 내가 누려보지 못한 호사스러운 여유에 새삼 감격하게 된다. 나는 언제까지 건강을 유..

칼럼읽다 2024.03.09

봄날, 나뭇잎 하나의 몽상

봄날, 나뭇잎 하나의 몽상 입력 : 2024.03.07 20:22 수정 : 2024.03.07. 20:26 이갑수 궁리출판 대표 봄은 오되 기차처럼 온다. 참새 떼 훑고 가는 가시덤불로도 은근히 오고 바지 주머니에도 와서 사람들 인정 넉넉하게 데운다. 봄은 잎에 업혀서도 나온다. 대개 꽃보다 먼저 피는 잎은 가지가, 이렇게 아름다운 풍선 좀 보라며, 피리처럼 힘껏 불면 다투어 봄을 싣고 이 세상으로 불룩하게 나오는 것. 나뭇잎은 나무의 입에 불과한 것 같아도 그 생김새가 저마다 독특하다. 물푸레나무 잎사귀는 가장자리가 물결처럼 꿀렁꿀렁해서 어느 나라의 해변 같기도 한데 그 물가에서 자맥질하며 놀던 아이들의 파리한 입술을 닮았다. 섬마다 지천인 동백잎은 둘레마다 까끌한 톱니가 발달했는데, 손으로 한바퀴 돌..

칼럼읽다 2024.03.09

에슐리에 갔다가

에슐리에 갔다가 주상태 먹는 것이 즐거움이 되는 시간 살을 말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많이 즐기기 위한 인간의 욕망을 위한 축제 굶주린 사자처럼 포만감을 즐기다가도 오뚝 솟은 사내를 보고 외면하듯 야채에 손길을 보내고 음식 따로 음료수 따로라고 하지만 후루룩 삼키고 짭짭 넘기고 소리로 즐기고 눈으로 누리는 오늘의 요리는 파스타 덤으로 닭다리 마늘 돼지고기 누들요리는 곁들인 멋스러움 단돈 3,000원에 와인 3종 무한리필 술술 넘어가듯 술과 소리가 어울리면 차고 넘치는 줄 모르는 일 살아있다는 것은 먹는 일 혀끝에서 전해져오는 생명의 소리 허전함을 고기로 채우고 나면 삶이 보인다 사랑마저도 우정마저도 배고픔 앞에서는 사치가 된다

시를쓰다 2024.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