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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져라, 동네책방 ‘삶의 향’

퍼져라, 동네책방 ‘삶의 향’ 입력 : 2024.03.06 20:18 수정 : 2024.03.06. 20:30 장동석 출판평론가 최은영의 단편 에는 ‘영인문고’라는 중고책방이 등장한다. “천장까지 이어지는 책장이 책방의 삼면에 자리했고, 가운데에는 기다란 평대”가 있는, 우리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그런 중고책방(사실 ‘헌책방’이라는 표현이 더 정겹기는 하다) 모습이다. 화자(話者) 희원과 대학교 영어강사인 그녀가 거기서 함께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그곳이 있었기에 두 사람은 일종의 정서적 연대감 같은 것을 경험한다. 서점, 책방 등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곳에 가는 일을 즐거워하는 내게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희원이 “계산대에 가만히 앉아서 손님이 오는지 가는지 신경쓰지 않던” 책방 주인 덕분에 “책방에..

책이야기 2024.03.07

본능과 감정 그리고 이성

본능과 감정 그리고 이성 입력 : 2024.03.06 20:15 수정 : 2024.03.06. 20:30 이은희 과학저술가 생물이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바로 본능, 감정, 이성에 의한 행동이다. 많은 동물은 본능에 의해 살아간다. ‘이기적’ 유전자에 아로새겨진 생존과 번식을 강화하는 행동들 말이다. 생물은 배운 적이 없어도 혈당이 떨어지면 먹을 것을 찾고, 천적의 기척을 느끼면 도망치며, 번식기가 찾아오면 짝짓기를 한다. 때로 매우 정교해서 지능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내장된 프로그램에 따르는 자동 반사에 가깝다. 개미의 장례 행동이 그렇다. 사회성 곤충인 개미는 죽은 동료의 사체를 회수해 개미굴 내에 위치한 특정한 장소, 일종의 공동매장지에 안치한다. 하지만 개미들이 동료의 죽음을..

칼럼읽다 2024.03.07

수업에 대하여

수업에 대하여 주상태 가쁜 숨 몰아쉬고 달려가다가 호흡 가다듬고 멈추어 서는 곳 생명을 위하여 삶을 위하여 거창한 구호로 말하지 않고는 다가설 수 없는 시간 미안해하지 않으면서 당당하게 무기로 치장하고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고 전쟁을 치르는 듯 삶을 주관하는 듯 가장 엄숙하게 때로는 비굴하게 때로는 사랑스럽게 나를 말하지 않고 가르치는 시간 강요하지 않으며 가슴으로 다가서길 바라는 순간 그는 사라지고 그들의 명언은 가슴을 후비고 온몸은 멍으로 상처는 거친 입담 속에서 좌절하고 새 생명이 태어나고 마치 드라마처럼 나타나고 정말 순수하게 때로는 순진하게 새들처럼 하늘을 날다 어쩌다 떨어진 깃털처럼 타락하는 시간 속에 주워 담지 않아도 마음 가득 넘치는 보이지 않는 힘들의 잔치 사라지고 호흡 가다듬고 벌이는 작..

시를쓰다 2024.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