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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형의 너도 늙는다] 중년 맞이 MBTI 개조 프로젝트

[김은형의 너도 늙는다] 중년 맞이 MBTI 개조 프로젝트 수정 2024-02-28 18:59 등록 2024-02-28 18:18 김은형 | 문화부 선임기자 “올해부터 이에스티제이(ESTJ)로 살겠어!” 설을 앞두고 친구가 선언했다. 나이 오십 넘어 엠비티아이에 연연하는 네 인생은 좀 바꿀 생각이 없냐고 묻고 싶었으나 때가 때인지라 내 안에 얼마 남지 않은 에프(F: 감정형)를 끌어모아 “ 그래애? 왜애~?”라고 영혼 없는 답변의 끝을 올렸다. 의외로 영양가 있는 부연설명이 이어졌다. “융이 중년이 되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과 반대의 삶을 살라고 했거든. 나는 아이엔에프피(INFP)로 오십년 살았으니까 이제 반대로 살아봐야지.” 설득력 있는 논리에 빠져들었다. 친구는 카를 융의 빛과 그림자 이론을 말하는..

칼럼읽다 2024.03.02

동태눈 [말글살이]

동태눈 [말글살이] 수정 2024-02-29 18:42 등록 2024-02-29 14:30 게티이미지뱅크 나는 속설을 잘 믿지 않는다. ‘눈이 크면 겁이 많다’고? 보이는 게 많아 주변 눈치를 살펴야 해서 그렇다나 어쨌다나. 하지만 나는 눈이 단춧구멍보다 작은데도 겁이 겁나게 많다. 나는 속설을 잘 믿는다. ‘눈은 마음의 창’! 눈에 마음이 담기고 드러나니 저런 얘기가 나왔겠지. 그래서 거울 속 내 눈을 본다. 동태눈. 눈동자는 선명하지 않고 흰자위는 탁한데다가 군데군데 실핏줄이 터졌고 회백색 멍울이 박혀 있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음이 탁해 동태눈이 되었는가, 동태눈이라 마음도 이리 탁한가 묻는다. 그래도 ‘동태눈’이란 말은 정겹다. 명태를 말리지도 않고 얼린, 동태라니. 그 눈을 닮았다니. 한국..

연재칼럼 2024.03.02

삼일절이 건국절이다

삼일절이 건국절이다 [전범선의 풀무질] 수정 2024-03-01 08:04등록 2024-03-01 07:00 전범선 | 가수·밴드 ‘양반들’ 리더 삼일절이 돌아왔다. 올해로 105주년이다. 나는 삼일절을 사랑한다. 평소에는 애국심이 없지만 삼일절에는 태극기를 흔들고 만세를 외친다. 대한민국 국경일은 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총 5일이다. 제헌절은 1948년 7월17일 대한민국 헌법 제정, 광복절은 1945년 8월15일 일제로부터의 해방, 개천절은 기원전 2333년 단군의 고조선 건국, 한글날은 1446년 세종의 한글 반포를 각각 기념한다. 이 중 제헌절은 더는 공휴일이 아니다. 북한도 삼일절, 개천절, 한글날을 기념하지만 광복절만 공휴일이다. 나는 국경일 중 삼일절이 으뜸이라고 본다. ..

칼럼읽다 2024.03.02

합정역, 보름달, 이방인

합정역, 보름달, 이방인 입력 : 2024.02.29. 20:09 이갑수 궁리출판 대표 물론 소란도 좋지만 단란은 더욱 좋아서 잊은 듯 잊힌 듯, 정든 땅 언덕 같은 파주에서 단출히 지내다가도, 서울에 또 볼일이 생기기는 마련이라 좌석버스를 타고 자유로를 유유히 달려 합정으로 간다. 언젠가 국민MC 유재석씨가 유산슬이란 예명의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면서 히트한 노랫말대로 ‘합치면 정이 되는 합정’이지만 이곳도 여느 곳과 사뭇 다를 바 없는 한 지하철역이다.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을 만큼 항상 한 움큼씩의 사람들이 합치고 흩어지기를 되풀이하는, 해변처럼 쓸쓸한 곳이기도 하다. 나는 고작 30여분 만에 전혀 다른 풍경이 연출되는 것에 잠시 어리둥절하다. 그렇다고 도시물을 모를 리 없지만 벌써 파주의 듬성듬성한..

칼럼읽다 2024.03.02

도예에 빠지다

도예에 빠지다 주상태 이른 아침 고운 햇살 받으며 꿈을 꾼다 바람이 길을 잃고 머문 자리에 오랫동안 잊었던 소꿉장난 떠올리면서 작은 숲을 그릇에 담아본다 판을 밀어 접시를 말아 올리고 흙가래 메워 화병을 이루고 코일로 쌓다가 뭉개 뜨려 쌓아 올리다 펼치다 어느새 꿈은 큰 그릇으로 큰 그릇 위에 꽃, 새, 물고기, 집, 구름 그리고 새겨 넣는 작은 이름들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운 사람들 그릇 만드는 시간 욕심이 더해지고 흙을 만지는 시간 욕심이 사라지고 움직이는 손길 따라 마음도 흘러내린다 바람이 머무는 곳 땀들이 모여 정직한 시간 들이 숲을 이룬다

시를쓰다 2024.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