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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보다 먼저 오는 ‘잎샘추위’

꽃샘추위보다 먼저 오는 ‘잎샘추위’ 입력 : 2024.03.10 19:58 수정 : 2024.03.10. 19:59 엄민용 기자 봄을 상징하는 절기인 우수(雨水)와 경칩(驚蟄)이 지났지만, 바람이 차갑다. 해마다 이맘때면 때아닌 한파가 불어닥쳐 사람들의 코끝을 시큰거리게 한다. 우리나라에 봄이 온다는 것은 한반도 북쪽의 찬 공기가 물러가고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올라온다는 의미다. 이때 두 공기층이 단번에 바뀌는 게 아니라 일정 기간 밀고 당기는 듯한 상황이 벌어지는데, 이 때문에 날씨가 따뜻해졌다가 다시 추워지기를 반복한다. 한반도의 오래된 기후 특색이다. 우리 옛말에도 이를 보여주는 표현들이 많다. “2월 바람에 김칫독이 깨진다”는 속담도 그중 하나다. 시기적으로는 음력 1월부터 봄이 시작되지만 2월 ..

칼럼읽다 2024.03.13

함부로 뒤를 닦지 말지어다 [이유진의 바디올로지]

함부로 뒤를 닦지 말지어다 [이유진의 바디올로지] 19 _항문과 배변 수정 2024-03-12 18:53등록 2024-03-12 15:31 16세기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프레스코화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 ‘애널로그’의 작가 이자벨 시몽은 이 그림에 눈길을 준다. 하나의 구멍에서 태어나고 먹고 사랑하고 유희하고 배설하고 죽고 묻히고 되살아나는 삶과 죽음의 순환을 엿볼 수 있다는 얘기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항문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배아가 세포분열을 시작해서 가장 먼저 생기는 구멍인 ‘원구’가 항문이 된다. 그래선가. 인류가 지어낸 똥 이야기, 방귀 이야기 상당수가 새로운 생명과 탄생을 의미한다. 제주 탄생 설화에 나오는 설문대할망은 똥을 누어 360개의 오름을 만들었다. 16세기 프랑스..

칼럼읽다 2024.03.13

학년 수련회이야기

학년 수련회이야기 주상태 버리고 와야 할 것들이 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지 못한 기억을 지우는 일은 삶을 추억하는 낭만에 젖어 드는 일이다 가끔 찾아오는 바닷가에서 마냥 즐거울 수 있는 것은 바닷가였기 때문이고 푸르름을 보았기 때문이다 파문을 일으켜도 파도의 시간을 기억하는 것은 내가 선택한 일이었기보다 나를 선택한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다 건너 산이 보이고 산을 건너 하늘이 보이고 하늘 위에 물고기가 날아다니고 물속에서 강아지가 뛰노는 풍경을 상상하기 때문이다 비 오는 날 해변의 아침 안개가 흩뿌려진 바닷가의 외침 나를 지우고 너를 지우고 생각을 지우는 일을 기억한다 해변의 시간을 위하여 파도에 묻혀버린 안개에 숨어버린 아이들의 외침을 다시 듣는다

시를쓰다 2024.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