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친 이들의 무심한 온기 입력 : 2024.03.19 20:27 수정 : 2024.03.19. 20:29 이소영 제주대 사회교육과 교수 열한 살 여름방학에 소피는 곧 서른한 살 될 아빠와 튀르키예로 여행을 떠난다. 별거 중인 아빠와 일 년 만에 함께 보낼 시간인 만큼 아이는 신이 났다. 캠코더로 장난스레 아빠를 인터뷰하고 관광버스 유리창에 반사된 얼굴도 찍는다. 시간이 흘러 서른한 번째 생일을 맞은 소피는 낡은 캠코더에 녹화된 이십 년 전 영상을 재생한다. 어린 자신이 미처 감지하지 못했던 그 시절 아버지의 깊은 우울과 불안을 거기서 읽어낸다.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아이 곁을 뜰 것을 예감하며 그전에 부모로서 알려줄 것을 전하려 서둘렀던 젊은 남자의 강박을 뒤늦게 헤아린다. 영화 은 이렇듯 끝내 온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