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길목에서 젊은 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조금씩 주저앉아온 삶이라고 해서, 이제 더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말로는 이제는 세상일 좀 잊고 살아야겠다고 공언해보기도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안다. 잠시 눈을 감아볼 수는 있겠지만 남은 생 전부를 눈 감고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 이 세상과 타협하며 추하게 늙고 싶지도, 세상이 추하다고 혼자서만 곱게 늙고 싶지도 않다. 수정 2024-02-15 20:40등록 2024-02-15 18:47 김명인 | 인하대 국어교육과 교수·문학평론가 지난 14일 마지막 급여를 수령했고 15일에는 19년 동안 지켜왔던 연구실에 남아 있던 마지막 책들과 책장, 책상과 의자, 그리고 자질구레한 잡동사니 등 연구실 살림들을 모두 치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