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서 일어서며 [김탁환 칼럼] 농부들은 사시사철 새벽부터 저녁까지 성실하지만, 가난을 벗어난 이는 매우 드물다. 정치와 종교가 부의 불평등을 낳는 기존 틀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농촌 현실에 실망한 이들이 도시로 옮겨 다른 직업을 갖기도 하지만, 거기서도 극빈자로 좌절하긴 마찬가지다. 처절하게 절망한 이들은 고향인 농촌으로 돌아와 쓰러진다. 수정 2024-03-26 18:42 등록 2024-03-26 15:26 필자가 농사지은 ‘옥터 옆 텃밭’의 시금치. 사진 김탁환 김탁환 | 소설가 어둑새벽부터 시금치를 거뒀다. 내일 아침 트랙터로 밭을 갈기로 한 것이다. 늦가을에 심은 시금치는 겨울을 견디고 봄에 쑥쑥 자랐다. 함박눈이 마을과 논밭을 뒤덮었을 때는 과연 어린 시금치가 살아남을까 걱정도 했었다. 땅에..